당신을 오려내세요

반응형

< 당신을 오려내세요 >


문득문득 내 안에서 또 다른 내가 

자꾸 걸리적 거릴 때가 있습니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라고

아무리 내가 타일러도

또 다른 나는 막무가내입니다. 


어느 날, 나는 오려내기를 합니다.

나에게서 나를 오려냅니다. 


욕망의 후렴 같은, 푸념 같은

덜그럭거리고, 투덜대는

나를 오려 냅니다.

언제 쌓였는지도 모르는 먼지처럼

소리 없이 씌어진 몇 줄의 죄와 

아, 너무 아파 발음조차 할 수 없는 

아픔의 나까지 


삐뚤삐뚤 오려내더라도

오려 낸 나는 아름답습니다.

내 안이 거덜나더라도

오려 낸 나는 행복합니다. 


당신의 삶 속에서도

또 다른 당신을

'오려내기' 하지 않으실래요? 


가끔, 삶이 힘들 때 

당신 안을 들여다보세요. 


그리고 또 다른 막무가내 당신을 

오려 내 보시길 


거덜난 당신의 삶이 얼마나 가볍고

얼마나 아름다워지는지

그윽히 느껴 보는 아름다운 

아침 되시길 소망합니다. 


- 박선희 '아름다운 편지' 中 -



공유하기는 아래에 

반응형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