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귀신같이 내가 힘들 때마다 전화를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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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귀신같이

내가 힘들 때마다 전화를 걸어온다.


엄마들은 자식이 힘든 걸

멀리서도 알아채는 존재인 걸까


그러면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대개 잘 지낸다고, 별일 없다고 대답한다.


그렇게 엄마에게 말하고 나면

또 모든 것이

별일 아닌 듯 괜찮게 느껴진다.


나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왜 엄마가 괜찮으냐고

전화를 자주 했는지 알게 되었다.


괜찮냐고 물어봐줄 사람이 필요한 건

내가 아닌 엄마였기에


그녀야말로 늘 같은 집에서

얼굴을 마주하던 자식의 빈자라가

낯설었으며

앞으로 그 낯섦에

익숙해져야 했으므로


또 그녀는 나이만큼 더 무거워진 삶을

견뎌내야 했기 때문에


나는 엄마와의 통화 후

흐트러진 마음처럼

아무렇게나 걸려 있던 옷가지들을

반듯하게 정리했다.


어쩌면 지금

서로가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 더

씩씩해지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 이상빈, 손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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