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볼만한 책 7가지

반응형

가을에 볼만한 책 7가지


1. 백곰카페

저도 참 이 책 선물 많이 했는데요. 우선 백곰이 하는 카페라는 설정부터..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동물원에서 '판다'로 알바를 하는 '판다곰'과, 곰덕후 꽃미남 캐릭터, 험상궂게 생겨가지고는 늘 백곰한테 당하는 그리즐리 베어... 반전을 아는 작가님이랄까요?

아무튼 저는 이 가을, 커피가 생각나는 여러분께 백곰카페를 권합니다. 처음엔 이게 유머야? 싶다가 나중엔 껄껄 웃게 됩니다.


2. 책들의 그림자

커피 드시고 오셨으면 이제 분위기 좀 잡아보죠. 일단 책제목과 표지부터 '가을가을'합니다. 책 한 권 읽었을 뿐인데 밀란 쿤데라, 베른하르트 슐링크, 버지니아 울프, 제임스 조이스, 이셔우드, 포... 를 다 읽은 이 포만감은 뭐죠? 책들의 그림자를 살짝 밟고 섰더니, 온몸이 책과 문장들로 물드는 바로 그 느낌은 아닐까요? 내가 읽은 책에 대해, 나를 뒤흔들었던 문장에 대해 우리는 어떤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까요?

바야흐로, 살찌는 계절.. 아니겠어요. 우리, 마음의 양식을 폭식해서 감성과 마음을 고도비만으로 만들어 보아요.


3. 집과 뜨개질

몇해 전, 참으로 생산성 높은 겨울을 보냈던 적이 있는데요. 바로 뜨개질을 배우러 다닌 해입니다. 목도리, 넥워머, 모자 등등 5~6명에게 선물을 해댔던 기억이 있네요. 한번 시작했다 하면 하루이틀 밤 새는 건 기본, 내가 실을 뜨는지 실이 나를 뜨는지, 거의 무아지경에 이르는 뜨개질. 마음수양에 좋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대바늘을 배웠는데 코바늘뜨기를 했던 지인은, 힘든 시절, 저 코바늘로 버텼다는 농담 같은 진담을 하기도 했답니다.

가끔, 머리를 비우고 싶은데 자꾸만 이 생각 저 생각이 달라붙죠. 우리를 가만두질 않죠. 특히 부쩍 생각 많아지는 가을엔 더더욱. 이럴 때 뜨개질을 권합니다.


4. 나의 점집 문화답사기

아니 이거 책 권하는 거 맞아? 뜨개질을 하라지 않나, 이번엔 '점집'이라니..?

자, 여러분 진정하시고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시는 게 중요합니다. 진짜 중요한 건 마지막에 있어요.(뒤부터 보기 없음)  일단 대한민국 유명하다는 점집, 타로, 사주.. 등등을 모두 섭렵하고 그를 (나름) 객관적/(나름)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입니다. 우선, 한국어로 글쓰는 사람 중에 가장 웃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한동원 님의 쫀득한 글은 말할 것도 없고 그동안 사주에 돈깨나 썼다 하시는 분들, 내 운명 내가 어쩌지 못하고 늘 도사님들 찾아다니셨던 분들께 뭐랄까, 새로운 뷰를 제시할(지도 모르는) 책 되겠습니다.

마치 한밤에 선글라스라도 쓴 것처럼, 미래가 어두컴컴한 분들 계실 텐데요.. 특별히 가을이라서 더 덥답한 건 아닐 거예요. 이 책 특별부록으로는 용한 곳들 연락처리스트도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5.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닉 혼비의 책입니다. 제목을 너무 신경 안 쓰쎠도 되고요, (원서제목과 많이 다르니께요) 90일 훨씬 넘게 사셔도 되..된다는 말씀을 드리며.

한국어판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자살하기 직전의 네 사람이 우연히 만나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내 삶이 왜 엉망진창인지 내가 왜 죽기로 결심했는지 서로의 이야기를 늘어놓다가는 유예기간을 갖게 되죠. 산다는 건 무엇이고, 죽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또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물론 닉 혼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멈추지 않는 유머와 함께 말이죠.

가을 바람 살랑 불어, 나 잘 살고 있는 걸까? 이대로 괜찮은 걸까? 싱숭생숭하는 날이 많습니다만, 그럴 때 유쾌하게 이런 책 한번 읽고 다음날부터 재미나게 그냥 또 하루를 보내는 건 어떨까요?


6. 3월의 라이온

9월인데.. 제목이 '3월의 라이온'이라 민망하네요. <허니와 클로버>의 작가 우미노 치카의 작품입니다. 아, 저는 <허니와 클로버>를 한 7번은 본 것 같은데, 이 책 역시 신간이 너무 더디게 나와서 이미 서너번은 본 것 같아요.

부모님 없이 사는 중학생 프로바둑기사 레이. 세상에서 제일 외로운 것 같던 레이가 가족과 같은 존재를 만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 책인데요, 자신을 챙기고 자신이 챙겨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울타리가 있다는 것이,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 이 고독한 소년을 어떻게 달라지게 하는지를 지켜보면서 어쩐지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사시른.. 가을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언제나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에요.♥


7. 내 삶의 의미


로맹 가리가 살아생전 남긴 마지막 인터뷰집입니다. 저렇게 쓰다 간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무슨 생각이었을까? 왜 그랬을까? 혹은 왜 그러지 않았을까? 궁금한 분들, 게다가 얇고 작아서 금방 읽을 수 있다는 최고의 장점!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정치적인 사람이며, 기계적인 사람이고 실험적인 사람이다"라는 들뢰즈의 말이 떠오르는 로맹 가리의 삶. 삶을 산다는 것, 표현한다는 것, 글쓴다는 것의 의미. 그러니까 "내 삶이라는 것의 의미"를 말하는 거장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쩐지 대한민국의 아무개인 우리도 우리 각자의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싶어집니다.

자살하기 전 완성한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의 마지막 문장,

"정말 즐거웠소. 고맙소. 그럼 안녕히!"

그 말을 우리도 따라해 보고 싶어집니다.



↓↓ 공유하기는 아래에 ↓↓

반응형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