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여자가 느끼는 35세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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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여자가 느끼는 35세 여자들>

정확한 계산을 위해 모두 만나이로 쓰겠음.
나는 만 25세에 결혼했음.
현재 35세, 결혼 10년차 임.
취직도 빨랐고 남편도 전문직 학생이라 깊은 생각없이
혈기왕성한 어린 마음으로 결혼 Go 함.
참고로 남편은 나보다 한살 연하임...


나 결혼할 때 (25세) 주변인들이 다 뭐라했음.
사고친것도 아닌데 뭐 그리 빨리 결혼하냐
지금 선택을 평생 후회 안 할 자신 있느냐
너는 앞으로 아줌마 될 일만 남았다 등등.
좋은 얘기보다는 안 좋은 걱정 들었던 것 같음.


그러다가 서서히 친구들이 하나둘 시집감.
그래도 28, 29세 무렵에 시집가는 친구들은
거의 다 연애 결혼으로 시집감.
나도 29세에 아기낳아서
갓난애기 데리고 결혼식 참 뻔질나게 다녀옴 ㅋㅋㅋ


30되니까 애들이 선을 많이 보기 시작함.
자존심이 강한 애들은 곧 죽어도 얘기 안하고
자기한테 아직도 누가 들이댄다느니 자랑만 해댐.
근데 결혼은 하고싶지않다면서 여유부리는 모습 보임.
솔직한 친구들은 나도 30대 초에는 가야겠다면서
부랴부랴 남친을 볶거나 적극적으로 선을 봐서
어떻게든 식 날짜를 받아내더라.
친구들이 모이면 다들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남친 입에서 결혼 얘기가 나오게 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서로 전략을 짜주는 일도 빈번함.
내말이 구라같음? 진짜 30되보셈.


31-32쯤 되니까 이제 갈 애들은 대충 다 감.
못 간 애들은 둘로 나뉘기 시작.
(1) 나는 원래 결혼 안할 생각이었음.
(2) 남친 볶는 중인데 안되면 다른남자라도 소개 해줘.
나는 1번의 친구들도 많고 2번의 친구들도 많음.
1번의 친구들은 대부분 자존심이 강하고
남자없이 왜 못살아? 라는 반응이 나옴.
나 안죽었어 원하면 20대 남자 사귈수 있다면서
결혼 왜 했냐고 유부녀들을 오히려 조롱하기도 함.
2번의 경우는 정말 급함.
현 남친이 올해까지 ㅇㅋ 안하면 선보고 빨리 갈거라고
전략 세워놓고 새로운 남자 소개시켜달라는 애들도 있음.
실제로 한 커플은 8년 사귀다가 이 무렵 헤어졌고 그 후
내가 이 여자애를 다른남자와 소개시켜줘서
둘이 6개월만에 후딱 결혼해버림.


33-34세.
아까 말한 자존심 강한 1번 그룹에서 변절자가 나오는 시기임.
1번그룹은 32까지는 보통 건재함.
근데 33찍는 순간 하나 둘 변절자(?)들이 등장함.
야, ㅇㅇ씨 친구들 중에 외로운 분 소개좀.
하면서 남편 직장동료 소개 부탁을 슬슬 해옴.
그럼 뭐하냐 ㅋㅋㅋㅋㅋㅋ
이미 소개해 줄 사람은 30대 초반때 적극적으로 나오던
여자애들한테 몽땅 소개해줘서 장가간지 오래.
지금 남은 사람은 정말 내가봐도 떨거지 남정네뿐임.
그래도 원한다면 그나마 괜찮은 남자 골라서 소개하고
어찌어찌 결혼이 성립되긴 함.
아직도 자존심 강한 분들은 계속 유부녀들 조롱함.


35세 됨.
1번 그룹에서 반 이상이 변절자가 됨.
그나마 버티는 애들 레퍼토리는 띠동갑 연하가 나한테
대쉬한다는 레퍼토리임.
근데 우습기만 함....
너네같으면 왠 늙어빠진 아재 한명이
"나 동안이라서 20대 여대생이 나한테 대쉬한다 크핫~"
하면 어떻게 보냐?
그게 안쓰럽지 멋있음?
게다가 35세 여자한테 들이대는 띠동갑이
정상이겠음? 너네도 20대 때 또래 못사귀고
아무나 만나는 이상한 남자애들 다 봤잖아.
또는, 나는 결혼 싫은데 부모님한테 불효하기 싫으니
남자 소개 시켜줘 라고 당당히 말하는 뻔뻔한 애도 있음.
그런애들은 애초에 소개시켜줄 마음도 없지만
(결혼 원치 않는 여자랑 맺어줘서 상대방 쫑낼일 있나...)
정말 간절히 부탁하는 친구들에게도
이제는 더이상 소개할 괜찮은 남자가 없음.



남은 초이스란
룸빵 허벌나게 드나들다가 안정을 원하는 룸빵남
돌싱남
도박남
사채빚남
하자있는 40대 노총각
하자없는 50대 노총각
당뇨와 대머리 및 비만남...
등등 소개시켜줬다간 뺨 맞을 떨거지만 남아있기에
소개해 줄 사람이 없음.
재주껏 결혼하는 친구도 있는데
결혼식장에 애기 데려오지 말라고 부탁함;;;
왜그러냐니까 자기가 애기 못 낳을 수도 있는데
양가어른들이 보면 얼마나 애 생각나겠냐고...
그래서 우리 애 빼고 결혼식 다녀옴.
29세에 결혼한 친구 식에서는 어르신들이 울 애보면서
이쁘다고 서로서로 건강한 애기 낳으라며 축복하고
너무나 화기애애 했던 분위기가 생각나서 흠칫했음.


여튼, 그쯤되면 알아서 재주껏 괜찮은 사람 찾아내던가
아예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결혼을 포기함.
그런데 35되면 느끼시겠지만
부부동반이나 가족동반으로 모이는 일이 잦아짐.
그렇다보니 모임에도 잘 등장하지 않게되고
홀로 살아가는 친구들이 많음.
걔네도 걔네 나름대로 행복할 거라고?
물론 그럴 수 도 있지.
하지만 확실한건 자식은 가질 수 없을거고
(30대 후반부터는 생식능력 현저히 떨어짐)
근데 앞으로는 40, 50대가 기다리고 있고
사랑하는 부모님도 병드시거나 먼저 떠나실 거라는 것.
정말 이 암담한 미래라는 느낌은 본인이 30대 중반이
되어보지 못하면 느낄 수 없음.
나도 20대에는 이런 느낌 상상조차 못했으니까.


나는 페미니스트고 뭐고 하는거 잘 모름.
근데 그 사람들이 외치는 비혼이라는 내용이
만 35의 눈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위험해보임.
20대 젊은 애기들이 망혼망혼 거리는것도 난 우습고
결혼해서 너무나 행복한 경험을 많이해봐서 그런지
난 어리고 예쁘고 잘생겼을때
그냥 빨리 결혼하라고 하고싶음.
25세 이하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난 25세 이상의 남자는 결혼시장이라는 곳에서의
상품이나 물건이라고 봄.
나도 모르는 사이에 괜찮고 질좋은 남자들은
이미 여우같은 애들이 빨리 채가고 없어져가.
매년 그 경쟁은 조금씩 심해지고
눈치빠른 애들은 20대 후반에 눈치까고 후다닥 자기 몫을 챙기지.
30쯤 되면 모두가 입밖으로는 꺼내지 않지만
물건 채가기 경쟁이 있다는걸 다들 직감해.
35가 되면, 왠만한 물건은 다 팔리고 떨이랑 환불제품만 남은
상황을 직면하게 되면 무슨말인지 알게될거임.
무슨 사랑과 결혼을 그딴 세속적인 시각으로 보냐고?
나도 그렇게 보기싫은데 그게 현실인걸 뭐 어쩌나.
비혼 망혼 떠들면서 콧대세우는건
지금 다른 애들 몰래 밤시장나가서 물건 채오느라 바쁜와중에
혼자만 시장 안갈래 물건 안살래 하면서 버티는거야.
그 시장이 35세에 문을 닫는다는것도 모르고...
아마 이 글보고 어린 친구들은 다들 피식 웃고
어쩌라구요~ 아줌마 난 35되어도 안그래 하며 비웃겠지.
나도 그랬었고 내 친구들도 다 그랬었으니까 이해함.
근데 만35세 아줌마 나이가 되어봐.
이걸 정말 피부로 확확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올거야.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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