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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구하자>
어 새싹이네!
허리를 펴 주위를 둘레둘레 살펴보니
햇볕이 드는 곳마다 푸른 싹들이
비쭉비쭉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동수는 저 여린 풀들이
볕도 잘 안 드는 공장 지대 한구석에서
긴 겨울을 어떻게 견뎌 냈는지 신기했다.
그리고 아직 여린 민들레 싹이
비좁은 철문 틈에 뿌리를 내리고
꽃망울을 터뜨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민들레의 노란 꽃이 참말로 보고 싶어졌다.
동수는 민들레 싹 곁에 쭈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담 밑에 먼지처럼 쌓여 있는
흙가루들을 쓸어다가 뿌리 위에 덮어 주며 말했다.
'어떻게 그 긴 겨울을 견디고 나왔니? 외로웠지?
그래도 이렇게 싹을 틔우고 나오니까 참 좋지?
여기저기 친구들이 참 많다.
자, 봐. 여기 우리 공장 옆에도,
저기 길 건너 철공소 앞에도 네 친구들이 있잖아.
나도 많이 외롭고 힘들었는데
친구들 덕분에 이젠 괜찮다.
우리 친구하자.
여기가 좀 좁고 답답해도 참고 잘 자라라.
아침마다 내가 놀아줄게.
-괭이부리말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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