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우울증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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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우울증의 진실>



1. 우울증은 단순히 "우울감"을 느끼는 병이 아니다. 우울감이 주된 증상일 수도 있지만 무기력감, 흥미 감소, 체중 감소, 불면, 자발적인 사회적 고립, 자살사고 등등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후군에 더 가깝다.


2.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긴 하지만 의지로 이겨낼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이건 뇌의 호르몬 불균형으로 생기는 병이라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없다. 흔히들 취미를 가져라, 잊어라, 친구를 만나라 쉽게들 조언하기도하고 의지가 약하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폐렴이 의지로 낫지 않듯, 부러진 다리가 의지로 낫지 않듯, 우울증도 의지로 낫지 않는다. 취미생활을 해라, 이런 책을 읽어봐라.. 아무런 소용없다. 만약 책 한 권 읽고 의지로 회복할 수 있다면 그건 진짜 우울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우울증은 적절한 항우울제 치료가 최선이다. 빠르고 재발하는 비율을 낮출 수 있다. 그리고 항우울제는 2-3주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적어도 6개월 이상은 복용해야 재발을 낮출 수 있다. 의지가 작용하는 부분은 일상생활이 불편하지 않을 만큼 호전된 이후다. 약물로 어느 정도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다음에야 의지가 개입을 할 여지가 있고 라이프 스타일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재발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


3. 정신상담치료는 꼭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약만으로 충분히 호전되는 사람들이 많고 약만으로 호전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정신상담치료를 병행하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서 더 나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정신상담치료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할애해야 되는 치료이며 대부분의 경우 최소 6개월 이상은 치료를 지속해야 효과도 있고 치료 효과가 지속된다. 정신상담치료는 "삶에 대한 조언"을 받는 치료가 아니다. 정신과 의사도 인생을 다 살아본 것이 아니고 완벽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 섣부른 조언을 하는 게 효과가 있을리 없다. 정신상담치료는 환자 스스로 부정적인 인식과 부적응적인 대처 방식을 조금 더 적응적인 방식으로 바꾸는 치료 기법이며 정신과 의사들은 그런 치료 효과를 이끌어내는 면담 법을 익히기 위해 전문가에게 수백만 원을 내고 수년간 트레이닝을 받는다. 이건 지인에게 상담받는 것과 전혀 다르다. 그리고 정신상담치료가 모든 환자에게 잘 맞는 치료법도 아니다. 무조건적으로 정신상담치료를 받아라, 말아라.라고 말하기보다는 약물치료를 어느 정도 하고 (애초에 우울증 증상이 심할 때는 상담치료도 불가능하다) 정신상담치료가 잘 맞는 사람인지, 그게 도움이 될지, 금액과 시간을 할애할 여유, 의지가 있는지 신중히 생각해서 선택해야 한다. 몇 번 받다 말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4. 그리고 제발 환자의 주변 사람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엉뚱한 것 권하지 말아라. 책 권하지 말아라. 괜히 조언한다고 괴롭히지 말아라. 의지 약하다고 비난하지 말아라. 환자는 당신이 괴롭히지 않아도 충분히 고통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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